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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 한가운데 울리는 작은 희망의 노래 "世界の約束” 아, 끝났다! 그리고 다 떨어졌다! 어쩌다 보니 지난 학기에 이어 올해 봄학기에도 만만치 않은 전공 꾸러미를 안아 버렸다. 어째 점점 완주했다는 사실에 초점을 두는 것 같다만, 성적이야 나의 노력과 무관하게 교수님이 어떻게 알파벳 학점을 나누실 것인가와 다른 학우들이 얼마나 잘했는가에도 달려 있기 때문에 이제는 무언가 크게 기대하는 마음을 내려 놓았다. 물론, 성적이 생각보다 낮게 나왔다면 무척 기분 나쁠 테지만 말이다. 그래도 이번 학기에 들은 수업 덕분에 내가 어떤 인간인지를 조금이나마 더 면밀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특히 강좌에서 다룬 개념 중 방어적 비관주의가 딱 나를 대변하는 인간 유형이라고 생각했다. 불안의 기저 수준이 상당히 높고, 자신의 노력에 대한 긍정적 보상을 충분히 향유하지 못하는 .. 2025. 6. 24.
Happy Birthday to You! 일명 '유밍'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마츠토야 유미는 일본에서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 데뷰 50주년을 여러 신세대 음악가들과 함께 자축할 만큼 그녀는 아직도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글은 딱히 그녀의 어떠한 업적을 기리고자 쓰려 하지는 않는다. '가사집'을 개설하고 가장 많이 번역하게 될 가수로 유밍을 생각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나태와 바쁜 일상 - 이 둘은 상충하는 것처럼 보여도 충분히 양립 가능하다. - 으로 인해 미루고 미루다 이제서야 들여다 보았을 뿐이다. 나는 유밍을 좋아한다. 이 무슨 새삼스러운 고백인가. '가사집'에 소개하는 곡과 음악가들은 기본적으로 나의 취향에 들어맞을 텐데, 참 뜬금없는 선언이다. 그럼에도 다시 말하겠다. 나는 유밍을 좋아한다. 비단 그녀의 음악 세계뿐 .. 2025. 1. 9.
은행잎 더미에 둘러싸인 채 "Baby Don't Cry" 중학생 시절부터 가을만 되면 즐겨 듣던 아무로 나미에의 "Baby Don't Cry"... 챗바퀴 굴러가듯 계속 동그랗게 이어지는 발음이 매력적이랄까나. 마침 뮤직 비디오에도 일본 특유의 (우리나라 것보다 더 진한 듯한) 샛노란 은행잎으로 가득 찬 공원의 잔디밭을 아무로가 멋지게 가로지르는 장면이 있어서 가을의 정취가 배가된다. 애석하게도 이제는 아무로 나미에의 곡을 감상할 수 있는 음원 사이트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날이 쌀쌀해지고 얼마 전부터 계속 듣고 싶어서 알아보니 저작권이었는지 어떤 법적 문제로 아무로 측에서 음원 제공을 중단했다고 한다. 따라서 일본 청취자들은 실물 음반을 미리 구매해 놓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는 듯하다... 그 대열에 나도 합류했다. ㅠㅠ 그리고 가사도 너무 좋다! 예전.. 2024. 11. 1.
올해 장마철의 'It'-曲。BoA duet with Miura Daichi 번역 자체는 한-참 전에 시작해 마찬가지로 한참 전에 마쳤지만,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아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몰랐던 일본어 단어의 뜻이 조금 더 마음에 새며들었고, 개강을 코앞에 두고 여름의 잔여물을 해치우고 싶어 오늘 다시 번역물을 들여다 보았다. 곡에 한창 심취했을 때보다 한 발 멀찍이 떨어져 가사를 음미하니 더 매끄럽게 전체를 이해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유밍 곡을 작업할 때보다 훨씬 힘들었다. 현지인은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보아 전성기 시절 곡들이 유독 현학적인 것 같다. 가사가 좋기는 하지만, 정확하게 어떤 이미지를 떠올려야 할지 조금씩 애매한 느낌... 2009년 발매된 "Possibility"는 전성기의 끝물 즈음 곡이기도 하고, 연인의 이별이라는 구체적인.. 2024. 8. 31.